프론트엔드 4년차, 2023년 회고
2023. 12. 31
휴식기
2023년 2월 경으로 테크타카에서 퇴사했다. 퇴사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다양하지만, 한 문장으로 이야기 한다면
이 회사에서 내가 앞으로 기여하고 성장 할 수 없을것 같다고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퇴사 의사를 밝히고, 일자를 잡고 이직 준비를 하던 도중, 다행히 퇴사날이 오기 전에 카카오 모빌리티에서 오퍼를 받아 이직 할 수 있게 되었다.
2022년 무리를 해서 그런지 번아웃이 심하게 왔다. 2월에 퇴사를 하고 3월에 입사를 하는 한달 동안 쉬었지만, 예전과 같던 열정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올 한해는 이전 처럼 무리하지 않고, 쉬어가며 한 해를 보내기로 결심했다.
변화
올 한해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결혼 후 이사를 하며 이제 싱글이 아닌 벙글로써 생활을 하게 되었다. 삶의 터전과 방식이 바뀌었고, 이직을 하면서 일자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리고 대인 관계 및 가치관도 약간 달라졌다. 이래저래 변화가 많은 한 해 였다.
이직
스타트업을 다니며 즐거웠지만, 어느정도 체계가 잡힌 규모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었다. 그리고 B2B, Admin이 아닌 B2C 개발을 하고 싶었기에 이번 이직을 준비하면서 이와 관련된 회사에만 지원을 했다.
네카라쿠배 + a 에 지원을 했는데 네이버와 라인은 채용 자체를 안하고, 쿠팡은 경력상 아직 지원 가능한 포지션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외에 괜찮고 규모가 있는 몇몇 기업들에 지원을 했다.
이제 “왠만하면 서류는 다 붙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다 붙는건 아니였다. 생각보다 서류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1월 초에 퇴사 의사를 밝히고,한 3월 까지는 좀 쉬면서 이직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한달 안에 최종 합격 연락을 받았다. 이직 운이 좋은지는 모르겠으나, 이직 할 때 늘 한달 이내로 최종 합격을 하는게 뭔가 신기했다.
이사
상경 후 관악구에서 4~5년을 살다가 관악구를 떠나 송파에 살게 되었다. SSAFY를 하면서 가장 역삼에 다니기 편하면서 저렴한 곳을 찾다가 흘러 들어간 낙성대를 시작으로, 투룸을 원해 봉천까지 갔다가 신혼 집을 찾아서 송파로 이사가게 되었다.
관악구의 장점은 주거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게 장점이었으나 경사가 꽤 있는 곳에 살아서 종종 힘들다는 생각을 했었다. 결혼 이후에는 송파로 이사했는데 평지에 주변에 학교도 많고, 탄천과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삶의 질이 더 많이 늘어났다.
가끔 관악구에서의 추억들이 생각나긴 하지만, 송파 주민으로써의 삶이 워낙 만족스럽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
2023년 개발자의 삶
웹뷰
카카오T 앱내에 들어가는 몇몇 버티컬을 담당하게 되었다. 기존에는 브라우저 환경만 고려하면 됬었는데, 웹뷰를 담당하게 되면서 브라우저 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기에 대한 대응을 하게 되었다. 개발하는 환경이 바뀌니 정말 많은 것들이 달라졌는데, 진짜 신입이 된 느낌이었다. 웹뷰내에서 새창을 연다던지, 결제 수단 및 결제 비밀 번호, 약관 등등에 대한 처리를 진행할 때, 웹뷰와 네이티브를 연결해주는 것들을 찾아야 했고, 웹으로만 처리를 하지 못하는 환경에 있다 보니 정말 쉽지 않음을 느꼈었다.
그래도 이제 적응이 되어서 어떤 기능은 무엇을 참고하면 될지 알기 때문에 괜찮아졌지만, 입사하고 나서 초기에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된거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사실 이 부분이 제일 힘들었다. 이전 회사에서는 모르는게 있으면 근처에 그냥 가서 물어보거나, 기획 디자인 백엔드 사업 모두 근처에가서 이야기 하며 일을 했었다. 그런데 이직을 하고 나서는 그게 말처럼 되지 않는다. 일단 업무하는 공간이 다르다보니 직접 가서 물어보는게 안되었다. 근처에 있으면 가볍게 이야기 하면서 금방 끝낼 수 있는 일을 몇십분에서 몇시간씩 끄는거를 보면 정말 쉽지 않구나를 느꼈다.
이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이런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일단, 내가 어떤 사람한테 물어볼 때 이 히스토리가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물어 보았을 때, 나와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답을 알 수도 있고, 우리가 고려하지 못한 것들을 알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다음 나 뿐만 아닌 다른 사람이 이 히스토리를 찾아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 져야 했었다.
이제는 조금 적응이 되긴 했지만, 가끔은 옆에 가서 물어보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끼긴 한다.
문서화
비동기 커뮤니케이션과 다양한 채널에서 소통을 하다 보니 문서화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나처럼 처음 들어온 사람이 프로젝트나 이전 논의한 내용을 찾아 볼 때, 슬랙만 찾아보면 답이 없었다. 때론 사내 위키에 기록된 내용들이 큰 도움이 되었고, 이전에 어떤 내용들이 논의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한 해를 돌이켜보면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일정을 관리 하는지, 한 스프린트와 한 달동안 나는 어떤 업무를 수행 해 왔는지 추적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틈틈히 노트를 작성하고 기록을 해보려고 하는데 습관화가 쉽지 않다.
그래도 앞으로는 업무적인 문서화와 더불어 내가 사내에서 담당하고 있는 업무와 개인적인 공부내용들을 넣어서 더 나은 문서화를 가져갈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프론트엔드 개발
이직 후 개발을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배우고 있다. 작년 이맘때쯤 쓴 글을 보니, 내가 어떻게든 개발을 할 수 있다고 적어놨는데 이제는 그 이상의 역량이 필요로 함을 느끼고 있다.
내가 짠 코드가 논리적이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을 설득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짠 코드가 안정적인지, 변화를 잘 수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작업한 내용이 기획, 디자인에서 요구하는 바를 잘 달성하고 있는지, 빠진 부분은 없는지 고려를 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내 코드가 마음에 안들고 놓치는 부분도 꽤 많았다. 그리고 B2C가 되면서 다양한 요구사항이 많아지기 때문에 그 모든 요구사항을 내 코드가 과연 잘 반영하고 있는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또한, 다른 사람이 작성한 코드를 내가 수정할 때 이게 정말 잘 반영한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점점 테스트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며 시각적인 UI의 변경사항들을 구현하는게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면서, 다시금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이 생겼다. Nextjs 와 이에 대한 활용, bundler와 패키징, CI / CD, 문제에 대한 집중, 해결 끈기 등이 좀 부족함을 느꼈다. 이 부분들은 점점 더 채워나가야 할 것 같다.
배움
개발자를 시작하고 초반에는 열심히 성장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작년 이슈가 좀 있고 나서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인지라 한 해를 여유롭게 보내려고 마음먹었다.
이전에는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려고 했으나, 올해는 안되면 말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하더니 확실히 성장이 멈추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아쉬웠던 것은, 뭔가 놓으면 놓은 만큼 다른거를 채워야 하는데 생각보다 다른거로 채워지지는 않았다. 퇴근하고 나면 TV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니 그렇게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오히려 이전에 그 시간이 아까워 차라리 유튜브 볼 시간에 개발 공부를 하겠다는 마인드가 더 좋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이제는 슬슬 업무와 업무 관련된 영역에서 공부를 시작 해 보려고 한다.
멘토링
올 한해는 개인 업무보다 멘토링을 더 많이 진행했다. 대학생들 멘토링도 진행 해 보고, 부트캠프를 수강중인 분들 멘토링도 진행하면서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멘토링이 부업으로 나쁘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차지하는 요소가 있었다. 평일 퇴근 후 멘토링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코드리뷰를 하다보면 10시, 11시가 다되어 가는데, 하루의 퀘스트를 깼다는 느낌은 들지만 나의 루틴을 가져가는데에는 오히려 방해가 되었다.
그리고, 부업에 큰 의미를 두면 안되지만 막상 그들과 이야기 하고 배우는 내용들이 내가 교육쪽으로 커리어를 잡아간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개발자로써 커리어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멘토링 자체는 나에게 큰 의미가 되지 못했다.
앞으로 이 멘토링을 계속 할지에 대해서 고민이다.
정리
회고를 진행하면서 연초에 꽤나 다이나믹 했구나를 느꼈다. 그리고 그 역동적인 날들이 지나고 나니 오히려 꽤 조용한 나날들의 연속이였다.
감정선 자체의 폭이 크지 않았고 잔잔하게 흘러갔고, 제법 나쁘지 않게 흘러갔다. 확실히 올 한해 쉬어간다는 전략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한해 쉬니 하반기 쯤에는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뭘 하고 싶고, 앞으로 어떻게 되고 싶은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이 내용들을 잘 정리해서 내년 목표를 세워서 달려보려고 한다.